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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tion : Doomsday Love

페넌스 Y 모듈 <무죄> 스토리 본문

명일방주/번역

페넌스 Y 모듈 <무죄> 스토리

꾹꾹엑 2024. 6. 6. 22:18

오탈자와 의역 많음. 개인 백업 및 타 커뮤니티로 펌 허용. 단, 출처 남길 것.

늦은 밤은 언제나 힘들다. 특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창밖의 아침 햇살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밤은 더욱 그렇다.  그 창백하고 부연 빛은 도무지 오지 않는 손님처럼 사람을 초조하게 만든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다리는 것뿐.
라비니아는 그런 밤을 많이 겪었다. 기진맥진하던 하루가 지나면 또다시 기진맥진한 내일이 올 것이다. 법원은 여전히 위선적인 변호인, 거만하고 오만한 패밀리, 침묵하는 법관들로 가득할 것이다. 의사봉은 계속해 떨어질 것이며, 놀이공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요란한 소리가 법정 위에 울려퍼질 것이다. 아니, 적어도 게임 속의 망치는 플라스틱 두더지들의 머리 위로 정확히 떨어지기라도 한다.
그토록 잔인한 밤에 시달릴 때마다 라비니아는 서랍 밑바닥에서 꼬깃꼬깃 구겨진 편지를 꺼낸다. 그녀는 그 편지가 종종 위협과 경고가 나타나는 자기 차의 와이퍼 밑에 깔려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가끔 예외는 있다.
편지는 짧고 급하게 휘갈겨 쓴 것이었고, 가족에게 떠밀려 법정에 선 희생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라비니아의 판결을 비판하고 있었다.
그 편지는 다소 무례한 표현으로 라비니아는 "정의롭다고 생각한 판결"을 내렸지만, 오히려 "스스로를 다치게 했다." 고 비난했다. 그녀는 이러한 불만을 많이 보아왔다. 시라쿠사의 법관들은 정의에 대해 작은 노력을 하고 싶어도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법정 안에서 잠시 정의가 실현되더라도 법정 밖의 어둠은 여전히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는, 그런 헛된 느낌이 사람을 낙담시켰다. 
그러나 편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글쓴이는 한참을 망설이는 듯하다가도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지만, 세상에는 저의 결백을 말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비니아는 이 편지를 남긴 사람이 누구인지 추측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쉽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결백하다는 것을 알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누가 이 편지를 남겼든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라비니아는 수색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는 그의 얼굴에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있는 한 정의는 혼자가 아니며 정의는 덧없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이 있는 한 정의는 의사봉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새벽이 밤을 밝히듯 올 것이라고. 

사인이 자살로 확실시 되는 한 사람의 부검 보고서가 라비니아의 책상 위에 올려질 때까지.

이것이 시라쿠사가 법관에게 줄 수 있는 최종결과라면, 그녀가 추구하는 정의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녀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구겨진 편지 한 장을 받았다. 보잘것없는 단어일지라도, 비록 이 단어가 등불처럼 그녀의 책상 위에 빛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아마도 편지를 남긴 사람은 그 순간 그녀가 유일한 정의의 수호자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 고립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침묵하면 아무도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동이 트기 전의 어두운 밤과 어울리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때까지 자신에게 스며들도록 내버려 두거나, 혹은 어두운 밤에 삼켜서는 안 될 것들을 찾아서 소중히 간직하는 것.

왜냐하면 가장 양보할 수 없는 것은 광명을 정의할 권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