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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tion : Doomsday Love

미르 모듈 <생명의 덧없음> 스토리 본문

명일방주/번역

미르 모듈 <생명의 덧없음> 스토리

꾹꾹엑 2023. 4. 13. 01:32

 

약초를 많이 갖고 있네, 모두 직접 채집한 건가?”

“네. 이 약초로 하모니아를 돕고 싶었는데, 제가 만든 약은 진통 효과조차 없어서 도울 수 없었어요……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분이 우리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하모니아는 아마 이 세상에 없었을 거예요.” 

필라인은 의자에 앉아 눈앞에 있는 불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전 정말 아무 쓸모도 없어요…… 저 때문에 하모니아가 광석병에 감염되었는데, 저는 그녀의 아픔조차 줄여주지 못하니……”

“그렇지만도 않아.”

“고맙습니다만, 위로해주지 않으셔도……”

“그런 의미는 아닌데. 그래서, 하모니아에게 이 약을 어떻게 복용시켰어? 그대로?”

“제가 약초를 가공하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가공해서 나온 완성품은 아무 쓸모가 없었어요.”

“한 번 만들어 봐.”

불포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한 번 만들어 봐. 여건이 부족한 것 같으면 로도스 아일랜드의 약품 실험실을 빌려도 되고.”

“괘, 괜찮아요. 여기서 해볼게요.”

불포는 코를 훌쩍이고는, 곧이어 작업에 들어가 가지고 있는 약제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말리고, 자르고, 갈고, 침적시키고, 여과시킨다. 불포에게 시간 낭비 따위는 없었다. 마치 정밀한 기계처럼 불과 십여 분의 짧은 시간 만에 그녀는 약초를 시험관 속 반짝이는 액체로 만들었다.

“시험관 속 침출액은 무슨 색이지?”

“예쁜 녹색이에요.”

“네가 만드는 침출액은 늘 이런 색이었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어요. 하모니아가 많이 아파서 급했던데다가, 한 번에 만들어야 했던 양도 많아서 약의 색깔 같은 건 자세히 보지 않았거든요……”

“다시 해봐.”

약초의 침출액이 두 번째 시험관을 빠르게 채웠다.

“계속해, 멈추지 말고. 네 앞에 있는 모든 시험관을 다 약으로 채울 때까지.”

로도스 아일랜드에 대한 고마움을 품고, 불포는 마음속 의문을 억누른 채 지시에 따라 바쁘게 움직였다.

석양이 졌다.

불포는 드디어 자신이 바삐 움직인 성과를 볼 여유가 생겼고, 눈앞의 광경에 아연실색했다.

약은 한 줄로 늘어서 있었는데, 각 시험관에는 시간이 적힌 라벨이 붙어 있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약의 색깔은 녹색에서 점차 짙어져 검푸른 빛을 띠더니, 마지막에는 완전히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마치 어떤 무거운 사실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필라인은 몸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약으로 타인의 생명을 연장하려 하지. 그러한 노력은 언제나 칭찬받을 만 하지만, 그들은 약의 생명이 사람보다 목숨보다 훨씬 짧다는 사실을 망각해.”

“생명의 덧없음을 기억해. 로도스 아일랜드 의료부서의 문은 너를 위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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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번역> by. 꾹꾹엑


"이렇게 많은 약초를 전부 직접 딴 건가?"
"네, 이 약초로 하르모니를 도우려 했지만 제가 만든 약엔 진통 효과가 없어서 하나도 도움이 안 됐어요...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가 우릴 발견하지 못했다면 하르모니는 이미 떠났겠죠..."
의자에 앉은 필라인은 눈앞의 불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전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에요…. 하르모니는 저 때문에 광석병에 걸렸는데 전 그 애의 고통을 덜어줄 수조차 없잖아요..."
"꼭 그렇지는 않아."
"말씀은 감사하지만 위로는 괜찮아요..."
"그런 뜻이 아냐. 넌 하르모니에게 이 약을 어떻게 먹였지? 직접 복용?"
"약초를 가공하는 방법을 알아도 완성된 약은 전혀 쓸모가 없었어요."
"한 번 보지."
불포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해봐. 여건이 마땅치 않다면 로도스 아일랜드의 약품 실험실을 빌려 써보도록."
"아, 아뇨. 여기서도 할 수 있어요."

불포는 코를 훌쩍더니 금방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자신의 제약 도구를 능숙하게 다뤘다.
말리고, 잘게 썰고, 갈고, 담그고, 여과하고.
불포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불과 10여 분 만에 정밀한 기계처럼 그녀는 약초를 시험관 속의 수정처럼 맑은 액체로 만들어냈다.
"시험관에 있는 추출액은 무슨 색이지?"
"예쁜 초록색이에요."
"네가 만든 추출액은 항상 이 색깔이었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하르모니는 너무 아팠고, 저는 급하게 할 과정이 많아서 약의 색깔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한 번 더."
약초의 추출물은 두 번째 시험관을 빠르게 채웠다.
"네 앞에 있는 모든 시험관에 이 약제가 들어갈 때까지 계속해."
로도스 아일랜드를 향해 고마움을 안고있던 불포는 궁금증을 억누르고 시키는 대로 분주히 움직였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었다.
드디어 자신의 바쁜 성과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자, 불포는 눈앞의 광경에 아연실색했다.
한 줄로 늘어선 시험관 속의 약제엔 시간이 적힌 라벨이 붙어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제의 색은 녹색에서 짙은 녹색으로, 마침내 완전한 검은색으로 변해있었다. 마치 어떤 무거운 암시와도 같았다.
필라인은 몸을 일으켰다.
"약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연장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언제나 높이 평가할만 해. 하지만 약제의 생명이 사람보다 더 짧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더군."
"생명의 덧없음을 맘속 깊이 새긴다면 로도스 아일랜드 의료부의 문이 열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