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tion : Doomsday Love
카넬리안 모듈 <히아신스와 단검> 스토리 번역 본문
오탈자와 의역 많음. 개인 백업 및 타 커뮤니티로 펌 허용. 단, 출처 남길 것.
호엔로헤 백작이 서둘러 저녁 식사를 마치고 별장의 침실로 들어가려던 때, 카넬리안이 갑자기 뒤에서 나타났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당신이 걱정하던 일이 끝나, 보고를 드리러 왔습니다."
"아, 그래."
밤 바람이 방 안으로 불어와 긴 커튼이 끊임 없이 펄럭였다. 내일 있을 순회의 편의를 위해 탑을 떠나온 백작은 약간의 한기를 느꼈다.
"잠깐만, 어째서— 아니, 내 말은, 이렇게 빨리?"
"물론이죠."
"정말? 혹시 모르니 다시 확인해 보지. 내일 순회에서 넌…"
"혹시 몰라서? 절 못 믿으시는 건가요?"
자꾸 말참견을 해오는 호위에게 화가 난 듯 백작은 힘껏 발을 동동 굴렀다.
"내가 어떻게 당신을 믿겠어? 악기를 이렇게 빨리 배울 수 있는 거냐고? 설마 트라이앵글을 배운 건 아니겠지?"
"예상하신 대로입니다."
"내 예상대로? 내일 순방 때 트라이앵글을 칠 생각인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트라이앵글 애호가들을 존중하지 않는 말씀입니다."
"너! 작년에 누군가가 탑을 방문했을 때, 다른 호위들은 모두 음악을 연주하는데 너 혼자 멍하니 서있어 그들에게 큰 웃음거리가 됐어!"
"지난달 옆 도시의 사절이 찾아왔을 때도 굳이 호위 속에 서서 시치미를 떼라고 하셨죠. 결국 그가 책상 밑에 도청기를 달았을 때 저는 습관적으로 손에 든 무기로 녀석의 목을 가로질렀고, 그제서야 제가 칼이 아니라 나팔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죠."
"카넬리안!!"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전 당신을 돌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하고, 악기를 배울 틈이 없습니다."
"난 모르는 일이야! 꼭 배워야 해! 꼭 배워야 한다고!"
어린아이 같은 성격의 백작은 눈앞의 건방진 호위를 보며 결국 화가 나 펄쩍 뛰며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리고 문이 닫히자마자 카넬리안은 허리춤의 검에 손을 가져갔다.
"그럼 나오시죠. 커튼 뒤에 계신 분."
"의회가 보낸 암살자인가? 당신들은 정말 그 야심 찬 사촌이, 백작이 죽으면 그 작위를 계승한 후에 시의회를 차지할 것이라고 믿어?"
"됐어, 질문을 바꿔볼게. 조용한 죽음과 더 직접적인 죽음 중 어느 쪽을 선호하지?"
"… 아무 말도 없는 손님은 주인 마음대로 해버릴지도 몰라?"
자객이 미처 움직일 틈도 주지 않고 커튼은 입술로, 책장은 양 턱으로, 촛대는 날카로운 이빨로 변해 창가의 사냥감을 한 입에 물어뜯고 씹고 삼키며 마침내 땅에 흩뿌렸다.
"다 끝났어요. 안 들어올 거예요?"
백작은 문 뒤에서 머리를 내밀곤, 위험이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한 후에야 정신을 바짝 차리고 들어섰다.
"빠른 반사 신경과 즉흥적인 애드리브가 돋보였어요. 잘 하셨어요."
"칭찬은 필요 없어."
두 사람은 잔해와 피로 얼룩진 별장 침실을 바라보며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암살 미수의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의 시도들은 모두 높은 탑이었고, 호엔로에 백작의 높은 탑은 자객들이 침실에 침입할 수 있을 정도로 망가진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백작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카넬리안."
"왜요? 저는 마법으로 방을 청소할 줄 모른다고요."
"나도 네가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어."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내 말은, 정말 악기를 배우지 않을 거야?"
"아? 정말 체면을 구기는 게 걱정 됐군요?"
"전혀 아니야! 그냥 궁금해서 그래, 너..."
백작의 얼굴이 붉어지며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 했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몸을 돌려 침실을 뛰쳐나갔다.
카넬리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침대 머리맡에 놓인 히아신스 화분, 그리고 화분 앞에 놓인 호신용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쓸모가 없어 백작에게 약간의 심리적 위안을 주는 데 그칠 뿐인 비수를 바라보았다.
아직 누구의 몸도 찌르지 않았지만 이미 그 칼날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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